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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편지] 어버이같은 사랑은 지니신 나의 스승 임두빈 선생님

한알맹 2012. 6. 13. 11:18

어버이같은 사랑은 지니신 나의 스승 임두빈 선생님

배 정 순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 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아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스승의 날이 곧 다가옵니다. 이맘때면 방송에서 TV에서 “스승의 은혜”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노래를 들으면서 저도 어버이 같은 스승님 한분이 눈앞에 선히 떠오릅니다. 

 먼저 저 자신을 소개할라 치면 저는 중국에서 연변대학, 연변제1사범학원을 졸업하고 현지에서 교사로 근무하다가 한국이 생활수준도 높고 살기도 좋다는 말을 듣고 시야를 넓히고 세상구경도 하고 싶어서 2004년 7월에 한국행을 한 중국동포입니다.

 어려서부터 한국(그땐 남조선)에 다녀가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한국말을 좋아하게 되였고 연변대학에서 한국 국문학을 전공하게 되였으며 또 초등학교에서 논술지도교사를 맡았었고 이런 것들이 모두 한국을 좋아하는 잠재의식으로 깊이 자리 잡아서 저를 이곳으로 인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에 온 이듬해 2005년 2월부터 현재까지 서울시 송파구 잠일초, 잠실초등학교에서 방과후 중국어강사로 근무중입니다. 저는 한국분들은 외국어로서 중국어를 어떻게 공부하는지 궁금하고 또 교수법도 궁금해서 2010년 2월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 2학년에 편입하였습니다.  또 다른 저의 속마음도 있었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중국어과 졸업장을 하나 따고 싶었고 고국이지만 아는 사람이 없어 외로운 저는 중국어를 사랑하고 중국을 사랑하는 사람들하고 어울리고 싶었습니다. 


 다문화시대에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어딘가 모르게 편견, 무시, 따돌림이 있는 현실입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고 내가 무심하게 던지는 말 한마디에 외국인들은 움츠러들고 상처를 입습니다.

 저는 학우님들과 가까이 지내고 싶어서 스터디에도 나가고 가끔씩 모임에도 나가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반겨주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은 정확한 원어민발음을 구사하니까 우리 스터디에 나와서 중국어회화를 가르치면 좋겠다고 하면서 선망의 눈길로 바라보며 따뜻하게 감싸주는가 하면 어떤 이는 중국어 발음, 회화는 되어도 한국말은 사투리를 쓴다고 하면서 안 된다고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럴 때면 저는 좀 속상하지만 말을 좀 천천히 하고 억양을 부드럽게 하려고 노력도 하고 저의 한국어 실력을 인정받고 싶어서 작년엔 한국어 능력시험 6급도 땄습니다.  


 저의 이러한 속사정을 꿰뚫어 보시는지 우리 강남 서초 스터디의 임두빈 선생님은 강의하시다가 한명씩 돌아가면서 과문을 읽으라고 하실 때가 있는데 제 순서가 되면 “배정순학우님이 원어민 발음으로 읽겠습니다”라고 말씀하시며 저를 추겨 세워 주시고 가끔씩 스터티 산악회에서 등산 다녀와서 제가 사진과 글을 올리면 “이쁜 사람은 사진도 이쁘게 찍네”, “글솜씨도 대단혀, 문단에 등단해도 되겠네”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항상 격려해주시군 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특히 한․중문화, 역사, 지리에 너무 박식하시여 강의에 곁들여 유익한 이야기들도 많이 해주십니다. 하여 우리는 전공지식은 물론이고 주변지식도 덤으로 많이 얻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공산주의 = 빨갱이 나빠” 하는 식의 유치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선생님은 공산주의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이 현실을 떠났고 좀 과장된 것이고 그 당시 사회현실에선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아주 객관적인 평가를 해주시면서 사유의 폭을 넓혀주셨습니다. 


 요즘 《한국어교사 양성반》공부를 하면서 책에서 본 구절이 떠오릅니다. “한국어교사는 외국인에게 한국어역사를 가르칠 필요는 없지만 한국어사에 대한 기초적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한국어에 존재하는 수많은 불규칙적인 언어 현상들을 적절한 교육방법으로 가르칠 수 있다”고 한 구절입니다. 중국어도 잘 배우려면 중국의 역사,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의식이 밑바탕에 깔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 선생님은 이미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훌륭한 분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 전, 그날도 스터디에서 중국현대사 공부를 끝내고 뒤풀이로 우리 4학년 학우님들은 식당에서 선생님을 모시고 갈매기살에 막걸리 한잔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식사하면서 공부의 연속으로 우리 한민족은 원래는 중국 북방의 말갈, 동이족이였다는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선생님는 말갈족은 관골이 좀 튀여 나왔다고 하셨는데 우리는 누가 말갈족 같게 생겼다느니 하면서 담소를 하였습니다. 이때 개그맨 기질의 이상록 학우님이 “선생님, 배정순 학우님은 무슨 족 같애요? 맞춰보세요”하고 엉뚱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해피족이요. 항상 밝게 웃으니, 그리고 기품이 있어요”라고 유머적이면서도 긍정적인 멘트를 날리시는 것이였습니다. 저를 어버이같이 감싸주시고 부추켜주시는 선생님의 사랑이 난류처럼 온 몸에 퍼지는 순간이였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옛날엔 신분상승이 유일한 길이 공부하여 과거에 급제 하는 것이였는데 지금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고 좀 더 나은 삶은 살려면 평생공부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선생님의 이런 사랑과 관심은 제가 한국에서 살아가는 내내 용기와 희망을 줄 것입니다.

 지하철에서 전철을 기다리면서 본 글인데 無財七施 - 즉 돈 없어도 따뜻하고 긍정적인 말과 마음으로  7가지 보시(나눔)를 할 수 있다는 그런 좋은 글이였습니다. 우리 선생님은 이미 그 無財七施 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분이라 생각합니다.


 어버이같은 사랑을 베풀어 주신 임두빈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아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마음을 길러주신 스승의 은혜 

 가르치신 그 교훈 마음에 새겨 나라 위해 겨레 위해 일하오리다. 


 노래는 내 마음에 메아리로 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