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이 습관이라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남자가 있다. 김광석의 ‘사랑이라는 이유로’, 신승훈의 ‘I believe’, 성시경의 ‘처음처럼’ 등 수많은 히트곡을 작곡한 ‘가요계의 마이더스’ 작곡가 김형석이다. 감성적인 멜로디로 대중들의 마음에 감동을 전하는 작곡가 김형석. 대한민국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노래를 듣고 흥얼거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작곡에 매진하면서 후배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는 ‘케이노트’라는 실용음악학원의 원장이기도 하다. 작곡가 김형석을 만나 가요에 대한 그의 열정과 사랑, 가요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 주>




 

음악은 나의 인생

김형석 작곡가를 만나기 위해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실용음악학원 ‘케이노트’를 찾았다. 최근에 작곡을 의뢰받은 곡들이 많아 하루하루 바쁘게 살고 있는 김 작곡가는 후덕한 미소로 학창시절 음악을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가정환경이 음악을 하기 좋았던 것 같아요. 음악선생님인 아버지와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에 친숙해질 수 있었거든요.”

어렸을 때는 피아노를 통해 클래식 음악을 접하면서 낭만주의 사조의 클래식 음악을 즐겨들었다고 한다. 라흐마니노프, 쇼팽, 에릭사티, 드뷔시 등의 작곡가를 특히 좋아한다고. 클래식음악에 심취해있던 그는 대학 작곡과에 진학하고 작곡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대중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대중음악은 음악적 요소들이 클래식 음악과는 달라 낯설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대중음악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게 됐고 이를 잘 극복해 작곡에 반영할 수 있었어요.”




그는 가장 잘 할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 음악이었기 때문에 작곡가가 됐다고 말한다.
작곡을 하는 것은 단순히 직업 때문만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이면서 일종의 습관과도 같다고.

“아침에 일어나면 이 닦고 세수하고, 배고프면 밥을 먹는 것처럼 저에게 작곡은 습관 같은 일이예요. 제게 작곡에 대한 큰 의미를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이 닦고 세수하고 밥 먹는 일에 큰 의미가 없듯이 작곡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제게는 그냥 해야 하는 것이고 제가 하는 일이 나도 모르게 하고 있는 습관이 된 거죠.”

올해 마흔 다섯인 그는 특별히 가르치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가르치는 일은 음악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도 도움을 주며 음악을 사랑하는 아이들에게는 음악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의 역할 중 하나다.

“작곡가로서 성공한 이미지 때문인지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이 말을 걸지 않더라고요.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이죠. 학생들과 만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라 그런지 이제는 학생들이 저를 정말 편하게 생각하더라고요. 젊은 친구들과 어울리니 저도 젊어지는 것 같아 참 좋네요.”


다양한 경험, 나의 음악에 원동력

김형석 작곡가는 작곡을 할 때 가수에게 곡을 주기 때문에 가수의 특징이나 음색에서 영감을 얻는다. 또한 가수들 덕을 많이 받았다면서 가수들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는다.

“작곡만 잘했다고 하나의 곡이 성공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노래를 표현하는 것은 가수이기 때문에 그들이 얼마만큼 노래를 잘 소화하는지에 따라 그 곡의 운명이 바뀌기도 하지요. 저는 운이 좋은지 가수들의 덕을 많이 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아끼는 후배나 제자가 많다. 그중 이현승 작곡가를 가장 아끼는 제자로 꼽았다. 이현승 작곡가는 최근 가수 이승철의 ‘열을 세어보아요’와 김태우의 ‘사랑비’ 등을 작곡해 대중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현승 작곡가는 고등학생이었을 때부터 그에게 작곡 공부 지도를 받아왔고 현재 그의 ‘애제자’로 통하고 있다.

최근 그에게는 자랑할 일이 하나 생겼다. 그의 제자인 장재인 양이 케이블채널 ‘M.net’의 방송프로그램인 ‘슈퍼스타K 2’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그녀가 무대에 서는 것을 보면 뿌듯해요. 여전히 환경은 어렵지만 열정 하나로 찾아오는 재능 있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지도하는데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다른 예술 분야인 문학이나 영화 등에 등장하는 다양한 이야기에서도 영감을 얻고 있다. 과거에는 책을 많이 읽었지만 최근에 바빠지면서 많이는 못 읽고 있다며 조용한 휴양지에 가서 한달 동안 책만 읽다 오고 싶다고 한다.

“소가 우유를 만들기 위해 우유를 먹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풀을 뜯어 먹듯이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는 음악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영감을 얻어야 합니다.”
‘천재 작곡가’라는 별명은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그의 노력에서 나온 것 같다.



음반시장, 우려와 희망

김형석 작곡가가 처음 데뷔한 90년대에는 대중음악 장르가 ‘발라드’ ‘댄스’로 양분되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매체의 발달로 음악의 장르, 무대 퍼포먼스와 같은 표현 방법이 다양해졌다. 그리고 여러 매체나 콘텐츠를 통해 대중들은 쉽게 음악과 만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자신만의 감각과 재능으로 스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고 각종 블로그 등의 매체를 통해 음악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와 함께 음악에 대한 지식과 안목도 훌륭해 졌고요. 따라서 대중음악의 저변이 확대됐고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장점의 이면에는 대중가요가 하향평준화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의 발달로 기계음이 섞인 음악들이 많아짐에 따라 가창력있는 가수들보다는 기계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 이러한 음악들을 소비하는 대중들은 음악에 대해 진지하지 못하고 이를 싸구려 액세서리처럼 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불법다운로드도 음반시장의 침체를 가속화하는 큰 요인 중 하나다. 여기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대중들에게 소비자로서의 윤리의식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최근 화제가 된 슈퍼스타K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슈퍼스타K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니라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 멀리 타국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온 사람, 시작은 미약했으나 노력으로 마지막 무대를 누구보다도 멋지게 장식한 사람 등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슈퍼스타K에 녹아있습니다.”

슈퍼스타K의 시청률이 높다는 것은 가요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증명하는 것이고 대중들의 희망과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런 프로그램이 많아져 다양한 음악의 저변이 확대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하지만 개선해야할 부분도 지적했다. 슈퍼스타K라는 드라마가 끝나면 그들의 음악도 끝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음악은 드라마 안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일 뿐 그 사람 자체의 성공까지 담보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오디션에 뽑힌 가수의 음악적 색깔이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줘야 해요. 또한 다각적인 측면에서 선정 기준에 대한 공정성도 확보해 재능 있는 가수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감성을 음악으로

음악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늘 고민한다는 김형석 작곡가. 그는 사람들의 즐거움, 행복, 슬픔 등의 감정을 표현할 때 이를 어떻게 소리의 음으로 만들어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하는 것이 음악 철학이라고 말한다.
“평생 동안 곡을 의뢰받는 작곡가가 되고 싶어요. 이십대에는 이십대만의 화두가 있고, 삼십대에는 삼십대만의, 사십대는 사십대만의 화두가 있습니다. 이십대가 사랑이라면 삼십대는 성공, 사십대는 자식이 아닐까요. 인생을 살면서 나이에 맞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이것은 설명할 수 없는 것이고 느낌으로 받아들여 음악으로 표현해야 해요. 역시 제 음악도 나이에 맞는, 그리고 그들의 세대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네요.”
오로지 작곡하는 것과 제자 양성에만 신경 쓰느라 특별한 취미가 없다고 말하는 그. 소탈하게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밥을 먹는 것이 좋다는 그는 더 좋은 곡으로 대중들과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작곡이 습관과도 같다는 그에게 앞으로도 좋은 음악을 많이 들려주길 기대해 본다.

<약력>
·한양대학교 작곡과 졸업
·1990년 김광석 <사랑이란 이유로> 작사, 작곡, 편곡으로 데뷔
·음악웹진 ‘이즘(IZM)'에서 1990년 이후 우리에게 감동을 준 작곡가 1위 선정 (2위 서태지)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음악과 겸임교수
·호원대학교 실용음악과 전임교수(2006~2007 학과장 역임)
·강변가요제, 대학가요제 심사위원 역임
·경향 실용음악 콩쿨 심사위원
·유재하 경연대회 심사위원
·MBC ‘별이 빛나는 밤에’ 뽐내기 심사위원

<수상>
- 1993 제4회 뮤직박스 <가요대상> (편곡 부분) 수상.
- 1994 제5회 <가요음반 대상> (최고 편곡상) 수상.
신승훈 4집 ‘그 후로 오랫동안’
- 1995 <제1회 뮤지컬 대상> (작곡상) 수상.
나현희, 이상우 주연 ‘스타가 될거야’
- 1997 KBS <가요대상> (작곡상) 수상.
임창정 ‘그때 또 다시’, ‘결혼 해 줘’
- 1998 SBS <가요대상> (작곡상) 수상.
- 1998 겨울나그네 뮤지컬 대상 수상.
- 2002 KMTV (프로듀서상) 수상. KBS <가요대상> (작곡상) 수상. 임창정 ‘슬픈 혼잣말’
- 2003 한국방송대상 (작곡대상) 수상.



박승배 기자 redpark@knou.ac.kr 

                                                                                                                       출처: 한국방송대학교 학보사
                                                                                                                             http://news.knou.ac.kr/


 



Posted by 스마일맨 한국방송통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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