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 사람들/방송대 동문 이야기

[감동편지] ‘제자 안회를 아끼고 사랑한 공자 닮으신 스승님’

한알맹 2012. 6. 27. 16:07

‘제자 안회를 아끼고 사랑한 공자 닮으신 스승님’

국어국문학과 김 은 옥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 한 것도 그렇다고 특이할 만하게 내세울 것도 없는 나에게 스승의 날이 되어 기억에 남는 스승님에 대한 글을 써 보라고 온 메일이 눈에 확 들어오질 않았다. 학교 생활이 지치고 많이 힘들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으니 그럴 것이다. 


오늘 '한국사의 이해' 특강이 뚝섬역의 작은 공간에서 있었다. 작년에 영어 특강 들었을 때 교수님의 인간적인 모습 그리고 강의 내용도 좋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시는 모습이 마냥 좋아서 이번에 '한국사의 이해' 특강을 신청하게 되었다. 평소에 역사라고는 관심 밖의 일이었다. 일본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대어도 나는 쇠귀에 경읽기를 하듯 넘겨 버렸다. 훌륭한 지식인들, 똑똑한 사람들이 알아서 독도를 지키겠지. 나 아니어도 다 해결하겠지, 하는 생각.


오늘 강의를 듣는데 교수님이 노래 한 곡을 틀어 놓으시고는 이 곡이 무어냐고 물어보신다. 언젠가 보았던 TV 드라마 명성황후 속의 삽입곡 ‘나 거기 있거든' 노래였다. 명성황후 드라마를 보면서 역사 속 여인인 명성황후가 참 당돌하고 똑똑한데 비운의 여인이었다고 생각하면서 보았었는데 교수님은 이 곡을 듣고 무슨 느낌이 드냐고 물어 보신다. 예전 같았으면 역사라는 것은 고고학자들만이 탐닉하는 전유물이라는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교수님의 한국사의 이해, 중세 편 고려전기, 고려후기, 조선전기 부분중 왜란과 호란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그리고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의 생각은 시계 시침을 한 바퀴 돌려 놓은 듯 바뀌었다. 교수님은 말씀중에 고종황제가 묻힌 무덤속에는 명성황후의 시체가 같이 묻힌 것이 아니라 명성황후가 문틈으로 잘린 명성황후의 마지막 손가락 하나만이 고종황제의 무덤에 고종황제의 시체와 같이 묻힌 것이다, 라는 역사속 한 장면을 짚어 주시는데 너무도 모르고 무심하게 지나온 세월 속을 더듬게 해 주시는 스승님이 너무 고마웠다.


그러시면서 일본이 쓰나미가 덮쳐 많은 재산과 인명 피해가 속출해서 그들의 땅에서 먹고 살기가 힘들면 우리나라를 넘볼지도 모른다고 말씀하시면서 방송대인만해도 60만명 되니 지금 역사를 배우는 방송대인들이라도 역사를 잘 알아두어 독도를 빼앗기지 않고 잘 지켜야 한다며 거듭 강조의 말씀을 하신다.


그렇다. '독도는 우리땅' 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흥얼거리면서도 정작 우리는 역사의 왜곡된 이면을 잘 알지 못한다. 물론 알려고 하려고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금 우리 세대에는 다문화 가정이 많아지고 있다. 다문화 가정이 늘면서 예상했지만 미리 예방하지 못한 많은 문제가 생긴다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같이 살고 있는 사람은 모두 우리나라 사람이다. 그러하니 역사를 바로 아는 것 그리고 민족의 뿌리를 각인시키는 것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교수님은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바로 알아 나라를 지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말씀해주신다. 참 고마우신 분이시다. 그냥 흘려 버려도 될 텐데 교수님의 말씀 하나 하나가 세뇌 되는 느낌이다.


작년 영어 특강 때 교수님은 여름 휴가 다녀온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고 말씀 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한번은 중국여행을 다녀 오신다고 예약을 해 놓았다가  방송대 학생들 특강이 있어 일정에 차질이 생겨 몇 년만에 가는 중국여행도 포기하고  예약 한 것을 친지분에게 다녀 오라고 하였다고 말씀하셨었다. 직장에 꽉 매인 몸도 아니신데  그 며칠  방송대인들을 외면하고 여행을 다녀오셔도 괜찮으실텐데  방송대 학생들을 위해 희생도 감수 하신다. 방송대인들에게 아니 계시면 안 되실 분이라 생각든다.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중간 중간 역사에 대해 어찌 그리 실감나게 그리고 재미있게 설명을 잘 해주시고 한 번 들으면 잊지 않게 하려고 많은 노력과 연구를 하고 오시는지 나도 교수님처럼 박식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1학년 2학기 영어 특강 듣고 노력한 결과 A학점 받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따로 말씀 못 드렸는데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합니다, 라고 전하고 싶어진다. 교수님은 다시 대학원에 입학하신다고 말씀 하신다. 현대는 투잡이 아니고 쓰리잡을 하여야 한다면서 공부는 끝이 없다, 라고 말씀하신다. 하루에 5분씩 영어를 매일 연습하고 익혀서 대학원도 진학하라고 일러 주시는 교수님. 제자들이 교수님을 닮아가야겠지요. 교수님이 말씀해 주신 대로 '꿈을 그리는 사람을 그 꿈을 닮아간다고' 하셨나요? 


늦게 시작한 공부이지만 교수님 덕분에  공부하는데 한결 신바람 납니다. 공자는 제자 안회를 늘 아끼고 늘 칭찬하였다죠. 제자인 저는 감히 스승님을 칭찬해 드리고 싶습니다. '불립문자' 이었던 제마음 이렇게나마 보답하고 싶습니다. 하나를 일러주셔도 앎과 인감됨을 일러 주시는 교수님, 


30세도 안된 젊은 외국인 근로자 치아가 30개도 넘게 썩은 것을 보고 치료비를 대 주셨다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실천적 모습을 보여주시는 교수님이시다. ’마부작침‘ 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배움이라는 열정과 가족이 아닌 주위의 사람들 또한 사랑하는 진정성 또한 문봉수교수님을 닮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수님 같으신 분이 계시기에 제자들의 배움이 한결 즐겁고 세상살이가 한층 더 밝아지는 것이겠지요. 배움의 터널이 되어 주시는 모든 스승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