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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스타일링의 마지막 포인트는 인격체 계발

한알맹 2011. 11. 7. 10:59


간호섭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교수

                                             ▲ 간호섭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교수

간호섭 홍익대 섬유패션디자인과 교수. 인기 케이블 TV방송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에서 엘레강스한 독설로 인기를 얻었다.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향해 ‘수세미’ ‘우산꽂이’ ‘천박’ ‘유아틱’하다는 말을 서슴없이 퍼부었던 그다. 하지만 거리낌 없는 카리스마 너머 패션을 향한 열정이 읽혀졌고, 후배를 향한 따뜻한 격려와 배려가 엿보였다. 그를 패션계 ‘멘토’로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TV속 존재감은 현실에서도 여전했다. 간 교수의 연구실 겸 회의실은 하루 종일 학생이나 패션업계 직원들로 북새통이었다. 패션쇼 진행을 알리거나, 출품작을 검사받기 위해 찾은 이들이다. 심지어 서울시장 후보들의 의상을 묻는 기자들도 있었다.(인터뷰는 지난달 19일에 이뤄졌다) 그들을 향해 간 교수는 때로 호통을 쳐가며 소신 있게 의견을 냈다. 곱상한 외모의 꽃미남 스타일리스트 간 교수를 만났다.

TV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거침없는 독설가로 알려졌는데요. 평소에도 그런가요?
프로그램에 참여한 디자이너 지망생들이 처음에는 저를 나긋나긋한 사람으로 본 것 같았어요. 그래서 눈물 쏙 뺄 정도로 화를 내니까 다들 놀라더군요. TV에 비춰진 모습은 편집된거라 실제 모습 반도 안 돼요. 나머지는 비하인드 영상으로 편집됐구요. 인터넷에서 ‘간호섭 독설 시리즈·패러디’로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거예요. 역할이 멘토다보니 사람들이 어떻게 보든 신경 안쓰게 되더라구요. 학교에서 학생들한테는 더 혹독하고 까탈스럽게 대해요.

어릴 적부터 예술적 감각이 남달랐나요?
초등학교 때 사생대회에 나갔는데 그림 잘 그린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한 때 예술학교 진학도 생각해봤죠. 하지만 치과대학에 들어가야 했어요. 그런데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욕망이 그치지 않더군요. 부모님이 쉽게 허락하시진 않았지만 다시 의상학과에 입학하게 됐어요. 재능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봐요.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생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이 사람마다 좋아하는 과목이 다르고 성향도 다르죠. 각기 다른 재능일 뿐예요. 그것을 발견하고 어떻게 원하는 방향으로 잘 발전시키느냐가 중요하죠.

‘패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패션스타일링의 마지막 포인트는 자신의 ‘인격체 계발’이라 생각해요. 패션은 그것을 도와주는 보조수단일 뿐이구요. 언론사 기자들이 서울 시장에 입후보한 후보들의 이미지 메이킹에 대해 물어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정치인이 패션스타일을 달리 한다고 해서 이미지가 좋아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패션에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거든요.

개인적으로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나요?
깔끔함 스타일의 블랙톤을 자주 입어요. 위 아래 똑같은 정장을 입는것 보다는 위에는 자켓, 아래는 진 스타일의 바지를 즐겨 입죠. 스타일링은 본인의 위치나 직업에 따라 달라져요. 어떤 마음씨, 어떤 성격이냐에 따라 좌우되기도 하구요.

사회적으로 활발히 활동하시는데요.
홈쇼핑이나 일간지에서 저를 만날 수도 있을 거예요. 홈쇼핑에서는 주로 주부들을 대상으로, 일간지에서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패션을 소개하고 있어요. 능력 껏 패션에 관한 책을 쓰고도 있고요. 제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패션전공 교수 누군가가 맡아야 하는 일이기도 하죠. 여러 활동을 통해 다양한 관점으로 패션을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아요.

방송대와의 인연, 계기가 뭔가요?
홍익대에서 <스타일링>이라는 사이버강좌를 맡고 있어요. 전공을 떠나 전체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양수업인데 한 해 1천300명이 들을 정도로 인기 강좌가 됐죠. 방송대 가정학과 손미영·조성교 교수님으로부터 의뢰가 왔어요. 방송대는 다양한 계층, 다양한 사연의 사람들이 다니잖아요. 학업을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하는 사람, 낮에 일하다가 밤에 공부하는 사람도 있고요. 공부에 열의를 가진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불러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패션관리와 스타일링> 방송강의를 맡으셨어요. 방송대 TV강의 어떠셨나요?
오프라인 수업은 수강생이 많아봐야 20~30명에 불과하지만 방송강의는 많은 학생을 상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학생 한명한명을 직접 챙겨주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기는 해도 말이죠. 그건 저 뿐만 아니라 방송강의 하시는 분들 모두가 갖고 있는 생각이기도 할 거예요.

강의를 통해 방송대 재학생, 특히 가정학과 학생들이 얻길 바라는 점이 있나요?
제 강의가 패션의 모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패션에도 여러 전공이 있어요. 저는 그 중 일부만을 가르칠 뿐이고요. 제 강의를 밑거름 삼아 자기가 원하는 방향을 잘 잡아 나갔으면 좋겠어요. ‘난 패션디자이너가 좋아. 패션머천다드가 될 거야. 패션스타일리스트가 될 거야’라고 말하며 각자 되기를 원하는 분야가 있을 거에요. 모든 과목이 마찬가지겠지만, 강의를 끝까지 잘 듣는 것 못지않게 본인이 가고자 하는 인생의 방향을 잘 잡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방송대에는 다양한 연령층이 있는데요. 이들에게 패션스타일 조언 부탁드려요.
연령대로 패션스타일을 구분하기는 어려워요. 20대에 유행하는 패션스타일을 50대가 소화 할 수 도 있거든요. 조언한다면 스타일뿐만 아니라 체형까지 갖추면 좋겠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몸매 가꾸기와 같은 다이어트에 열중 하잖아요. 중요한건 몸매도 몸매지만 ‘어떤 마인드, 어떤 캐릭터, 어떤 미의식을 갖고 있는냐’는 거예요.

방송대에는 뒤늦게 꿈을 향해 달려가는 직장인이나 나이 많은 학생이 많은데요. 패션계에서 나이와 전공이 큰 영향을 주나요?
쉽지는 않아요. 직장을 얻는 것이라면 더욱 쉽지 않겠죠. 안 받아 주는 회사도 많을 테니까요. 하지만 꿈이 있고 본인이 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이뤄낼 수 있다고 봐요. 안되겠다는 생각을 섣불리 하고는 금방 포기하는 일이 없었으면해요. 이뤄보겠다는 열정만 있으면 결국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봐요. 쉽진 않기 때문에 굳은 각오를 가져야 할 거예요. 남들보다 뒤늦은 출발인만큼 더 많은 노력 기울여야겠지요.

방송대인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저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란 말을 제일 좋아해요. 방송대를 다니는 학생들 모두 자신 스스로를 도왔기 때문에 입학을 했고 졸업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졸업하고나서도 자신이 얼마나 노력하는냐에 따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갈 수 있을 거예요. 본인은 본인이 더 잘 알기 때문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존재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방향을 잘 잡아 가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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