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 사람들/방송대 동문 이야기

[한겨레 칼럼] 문화교양학과 백영경 교수

한알맹 2014. 1. 9. 17:15

 

 

[야! 한국사회]

지금-여기에서 희망을 / 백영경

 

 

 

우청마의 해가 밝았다며 희망 어린 인사를 주고받았다.

해가 바뀐다고 갑자기 새날이 열리지 않음을 모르는 바 아니고,

아직 설은 한참 남았으니 달력에 새겨진 신정이라는 말만큼이나

양력 새해 첫날에 주고받는 갑오년 인사는 어색하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역사가 진보한다는 시간관념만큼이나,

회귀하고 순환하는 시간에 대한 믿음도 강한 듯하다.

 

이미 오래전 일인 듯 느껴지는 지난 정권 때에는 우리 사회가 80년대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곳곳에서 들렸다면,

이번 정권에서는 70년대 복고풍이 유행의 첨단이 되었다.

 

물론 과거로의 회귀라고 해서 모두 같은 회귀인 것은 아니다.

게다가 요즘 현실을 보면 정답이 있으니, 한 번 크게 뒤엎기만 하면

저절로 해결될 거라는 생각 자체가 안이해 보이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땅에 살아가고 있는 구성원의 면면과

세대 구성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어제의 해법이 시야에 담지 못했던

새로운 대중들이 그 사이에 출연했을 수도 있고, 새로이 인지하게 된

생태계의 위기들도 있을 것이다.

 

결국 지금-여기에서 일어나는 일은

과거로의 회귀만도 아니고, 완전한 새로움일 수만도 없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래된 것에서 새로움을 보고,

새로운 것에서 시간의 무게를 느끼는 현실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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