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 사람들/방송대 동문 이야기

평생학습은 행복한 둘레길

한알맹 2010. 12. 17. 14:44


안녕하세요 블로그 지기입니다.
이 글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학보사 2010년 9월 6일에 실린 글입니다. ^^

평생교육에서 행복을 느끼신 김복필님의 인터뷰을 읽다보니 저 또한 배움에 도전을 받게 되네요
여러분은 행복을 느끼고 계신가요??




“평생학습은 행복을 부르는 둘레길”
2009학년도 후기졸업 평생학습상 최고령 부문 수상자 김복필(교육 졸) 동문



지난달 30일 평생학습상 최고령 부문 수상자 김복필(교육 졸, 73세) 동문을 만나기 위해 그녀의 자택을 찾았다.

“날도 더운데 저 때문에 이렇게 먼 걸음 해줘서 고마워요. 제게는 한없이 고맙기만한 모교인데 졸업했다고 인터뷰까지 하게 되니 이렇게 기쁠 수가 없네요.”

고희를 넘긴 나이라고는 믿기지를 않을 만큼 단아한 자태의 김 동문. 그 모습은 기자의 방문에 손수 잡채며 약밥을 만들어 한 상 가득 차려낸 마음씨를 그대로 닮아 있었다. 그런데다 인터뷰를 하게 됐다며 이미 가족들이며 동문들, 고등학교 은사님께도 자랑을 했단다. 인터뷰 내내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꿈과 열정이 있고 공부하는 사람은 언제나 청춘이다’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김 동문의 ‘학습도전기’는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50여년만에 중등 검정고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그후 지난 2003년에는 신동신정보산업고등학교에 입학한 것.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중학교 진학을 안했어요. 제가 어릴 적만 해도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거든요. 그러다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친구의 모습을 봤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쁘고 부럽던지. 그 모습이 나이 60세가 넘도록 잊혀지지 않더라고요. 안되겠다 싶어 다시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어요. 공부를 시작한 것은 가족들에게 비밀로 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가족들도 모르는 ‘할머니의 공부’가 시작된 것이다. 그녀는 결국 피나는 노력으로 단 두 번의 도전만에 중등 검정고시 합격증을 따냈다.

“아이들도 하기 힘들어 하는 공부를 나이 먹어 하려니 힘에 부치기도 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그 이상의 기쁨이 있었어요. 공부라는 것이 자존감을 찾는 일이 되기도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우리대학 입학을 앞두고 고등학교 은사와 가족들은 그녀의 문학적 재능을 염두해 국문학과 입학을 권유했었단다. 하지만 김 동문은 결국 교육학과에 입학했다. 손자·손녀들의 성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대학생활은 건강 악화로 한 치 앞을 알 수 없었다.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와 남편 둘 모두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어요. 결국 같은 시기에 둘 다 병원신세까지 지게 됐죠. 몸을 가누기도 정신을 차리기도 힘든 상황까지 갔어요. 그런 상황인데도 공부에 대한 마음은 더욱 견고해지더라고요. 병실에다 책을 쌓아두고 틈틈이 보면서 시험이 있는 날에는 없는 힘도 만들어 시험장에 갔죠. 하지만 전과목 과락을 피하기는 어렵더라고요.(웃음)”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해냈기에 지금도 김 동문은 스스로에게 당당하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 또 다른 원동력은 바로 스터디였다. 입학과 함께 가입한 교육학과 스터디 ‘자문회’에서 매학기 기출문제며 다양한 학습정보들을 제공해줬던 것.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는 김 동문을 위해 스터디 회원들이 배려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아무리 스터디를 함께 한다지만 매학기 그렇게 살뜰히 챙겨주기란 쉽지 않을 거예요. 특히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자문회’ 임선애 회장이 아니었다면 졸업은 꿈도 못 꿨을 일이죠.”

그녀는 졸업 후 임 회장이 직접 집으로 보내준 화분을 볼 적마다 마음 한 켠이 뭉클해진다고 한다.
공부라는 도전을 대학졸업이라는 결과로 이뤄낸 그녀여서일까. 김 동문은 시작이 어렵더라도 일단 시작하기만 하면 끝은 보이기 마련이라고 했다. 또한 아직까지도 학업에 대한 미련으로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도전’해 볼 것을 강조했다.

“70세 넘은 할머니도 해냈는데 못할게 뭐가 있나요?”

김 동문은 현재 컴퓨터를 완전히 익히기 위해 지난 2일부터 구청에서 주관하는 컴퓨터 수업을 듣고 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보세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면서 꾸준히 노력을 했다잖아요. 공부는 평생하는 겁니다. 평생이요. 제 얼굴을 보세요. 공부로 얻은 행복이 그대로 느껴지지 않나요?”



양호연 기자
yhy420@knou.ac.kr
 
출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학보사
http://news.kno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