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 map/KNOU 학보사

시내버스로 여행한 방송대 지역대학 여행기

한알맹 2011. 2. 1. 12:30



안녕하세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블로그 지기입니다.
방학기획 시내버스로 여행한 방송대 지역대학 여행기에서는 지역 대학과 그곳에서 만난
방송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연재 순서>
① 강원지역대학 → 대전·충남지역대학
② 해남군학습관 → 대전·충남지역대학
③ 거제시학습관 → 대전·충남지역대학
④ 대전·충남지역대학 → 서울지역대학  


  

▲ 대전.충남지역대학

 

의외의 응원

처음엔 부담감이 있었다. 시내버스여행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윤영자 대전ㆍ충남지역대학장을 만나면서 그런 부담이 사라졌다. 논문 수거로 한창 바쁘다면서도 인터뷰에 응한 윤 학장은 “시내버스로 여행한다는 발상이 참신하다”며 “날이 더워 고생이 많겠지만 아직 젊으니까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했다.

첫 목적지인 공주시학습관으로 가려면 대학 뒤쪽 구암역 방면으로 100M 가량 내려가 107번 버스를 타야 한다. 이 버스를 타고 박정자삼거리에서 하차해 공주행 버스를 타면 된다. 만약 여유가 되면 107번 버스의 박정자삼거리보다 10분 정도 더 가서 동학사에 들러보자. 계룡산에 있는 동학사는 계룡8경 중 제5경으로 724년 신라 성덕왕 때 상원조사에 의해 지어졌으며 동학사삼성각 등 문화재자료들이 있다.  



   

▲ 공주시학습관

 

고마운 마음

공주시학습관은 5번 버스를 타고 가다가 중동사거리에서 내려 공주시청 방향으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이곳에서 만난 김찬수(농학 2) 상근학생은 “학보를 보고 오늘쯤 우리학습관에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기자를 먼저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공주시학습관에서 6개월째 근무중이라는 김 학우는 “방학 때라 학우분들이 적게 오실 때 학습관을 방문해 아쉽다”고 말했다. 취재가 끝나고 학습관을 나서는데 1.5리터짜리 음료수를 건넸다. 고맙지만 짐이 될 것 같아 사양했다.
다음 목적지인 홍성군학습관으로 가려면 정산행 6번 버스를 탄다. 이후 정산터미널에서 내리면 되는데 하차 후에는 번호 없이 팻말만 청양터미널행이라고 쓰인 버스를 탄다. 청양터미널에 버스를 갈아타고 홍성터미널에서 내려 홍성시내 버스를 타고 하이마트앞 정류장에서 내린다.

20년째 버스를 몰고 있다는 조창현(51세) 기사는 “시내버스로만 이동하면 힘들텐데 뭔 재미로 여행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홍성군학습관의 위치는 물론이고 묻지도 않은 홍성시내 숙박업소와 먹을거리, 교통편 등을 상세히 알려줬다. 설명을 고맙게 듣고 하이마트앞 정류장에 조금 못 미친 청솔아파트에서 하차했다. 조 씨가 이곳이 더 가깝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 씨는 불안했는지 신호가 바뀌어도 출발을 안 하고 본인이 알려준 길로 기자가 들어서는지 확인한 후에야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 동학사행 107번 버스

 

홍성군학습관

홍성군학습관은 공주시학습관과 달리 널따란 2층 한 곳에 강의실과 학생회실, 약 8천권의 장서가 있는 도서실 등이 있다. 이곳에서 근무 중인 이명노(43세) 직원은 “먼 곳까지 오느라 고생했다”며 “우리학습관은 인근 청운대학교를 빌려 시험을 치르는 등 지역학습관 중에서 이용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직원은 학생회실에서 공부중이던 하봉호 홍성군학생회장을 소개했다.

하 회장은 “94년도에 정보통계학과를 들어와 쭉 혼자서 공부해오다가 몇 년 전부터 지역학습관을 이용하게 됐다”며 “이때부터 학생회 일을 돕기 시작해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 학우는 “해외 출장이 잦아 몇 년 동안은 F학점 밖에 못 받았다”며 “포기를 할까도 생각했지만 차라리 1년에 2과목이라도 제대로 하자고 맘을 고쳐먹고 15년 동안 휴학 없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재작년에 정보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작년에 일본학과에 편입한 상태다.

취재를 마치고 홍성군학습관을 나오자 날이 어두웠다. 버스시간에 쫓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터라 그제야 식당을 찾았다. 첫날 일정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둘째날 오전, 서산시학습관으로 출발했다. 서산시학습관은 수덕사와 덕산, 해미를 거친다. 수덕사행 버스는 어제 내린 하이마트앞 정류장에서 역시 번호 없이 수덕사행이라고만 적힌 홍주여객 버스를 탄다.
수덕사는 백제 위덕왕 재위시에 창건된 사찰이다. 국보49호 대웅전을 비롯해 나라에서 지정한 보물들이 있으며 대한불교 조계종 제7교구 본사이기도 하다. 잠시 수덕사에 들러 대웅전 앞에서 시원한 물 한 모금을 마신 뒤 탁 트인 절경을 감상했다.  



   

▲ 예산군 덕산의 들판

 

반가운 동문

수덕사에서 덕산행 시내버스는 30분마다 온다. 번호가 없는 덕산행 버스를 타고 덕산 스파캐슬 앞에서 내렸다.
온천관광지로 유명한 만큼 온천들이 바로 눈에 띈다. 이곳에서 해미행 버스는 하루 5차례만 운행하며 시간은 덕산온천 출발 기준, 8시 35분, 10시5분, 13시15분, 15시, 17시5분이다.

시간이 남아 주위를 둘러보다가 예산군 관광안내소에 들렀다. 이곳에서 뜻밖의 사람을 만났다. 송애순(경영 졸) 문화유산 해설사가 주인공. 송 동문은 “이곳에서 예산 지역의 문화유산을 설명하고 관광객들을 안내하는 자원봉사를 맡고 있다”며 “예산에도 학생회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학습관이 있으니 9월에 있을 ‘예산 옛이야기축제’도 놀러올 겸 또 취재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가움을 뒤로 하고 송 동문이 추천해준 인근 충의사로 가보았다. 해미행 버스가 충의사를 경유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충의사는 수덕사에서 버스를 타고 올 때 좌측에 있다. 충의사는 2001년 개관한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으로 국가보훈처 지정 현충시설이며 60여점의 보물이 보존돼 있다. 입장료는 무료다. 신기하게도 기념관에서 윤봉길 의사의 거대한 초상화를 보자 무더위 속에서 마음이 평온해졌다.

충의사에서 해미행 버스를 타려면 입구를 바라보고 왼쪽으로 50M가량 걸어야 한다. 가다보면 시량1리라고 쓰인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이곳이 정거장이다. 이곳에서 해미행 버스를 타고 터미널에서 내린 뒤 서산터미널행 서령버스로 갈아탔다.  
   



▲ 수덕사

 

복병을 만나다

서산터미널에 도착한 뒤, 서산시학습관을 갈 것인지 고민했다. 일요일이라 지역학습관이 문을 닫았고 약도와 달리 버스를 타고 찾아가야 했기 때문에 다음 차편에 지장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서산시학습관은 들르지 못했다.
다음 목적지인 천안시학습관을 가기 위해 운산행 버스를 타고 운산면사무소에서 내렸다. 여기서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기자는 원래 운산면사무소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신성대학교를 들릴 예정이었다.

인터넷에서 검색했을 때는 45-2번 버스가 있는 것으로 나왔는데 운산면사무소 직원에게 물으니 이곳엔 시내버스가 아예 없다고 했다.
결국 한참을 걸어가도 시내버스가 보이질 않아 직원이 일러준 당진터미널 직행버스를 타게 됐다. 당진터미널로 가는 직행 버스는 운산면사무소를 정면으로 바라봤을 때 왼쪽 대각선상에 있는 차부슈퍼(매표소)로 가야 탈 수 있다.

운산에서 당진과 합덕을 거쳐 신례원까지 차례로 버스를 갈아탔다. 신례원터미널에서는 순천향대학교행 버스를 타며 순천향병원입구 정거장에서 내린다. 이곳에서 100번 버스를 타면 천안터미널에 도착한다.


늦저녁, 천안에 도착하니 젊은이들이 무척 많았다. 천안터미널 2층 야우리 백화점 정문 입구로 나가 그곳 버스 정거장에서 14번 버스를 타고 두정고 정거장에서 내렸다. 오른쪽에 있는 우성아파트 방면으로 10분가량 내려가다가 좌측에 두정2차 필하우스 이정표가 나오면 골목으로 들어가자. 오른쪽에 4~5층 규모의 건물이 천안시학습관이다. 다만 건물 외곽이 나무에 가려져 있고 날이 어두워 사진이 제대로 안 나와 아쉬웠다. 근처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일찍 일정을 진행했다.  

   


▲ 인전지역대학

 

경기&인천지역대학

셋째날. 이번 목적지는 수원에 있는 경기지역대학이다. 우선 천안역으로 갔다. 어제의 야우리 백화점 정거장 맞은편으로 건너가 100번 버스를 타고 성환터미널에서 내린 뒤, 130번 버스를 타고 평택터미널로 간 뒤 하북삼거리를 거쳐 수원역에 도착했다.

수원역은 유동인구가 많고 교통이 혼잡하다. 수원역에서 내리면 수원역을 사이에 두고 대각선 반대편 정거장에서 32번 버스를 탄다. 이 버스를 타고 가다 수영4거리에서 내려 오목천삼거리 방향으로 오면 방송통신대학교라 쓰인 펼친 책 모양의 건물을 볼 수 있다.

월요일에 찾아간 경기지역대학은 도서관이 휴무인지라 이용객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있었던 몇몇 이용자는 우리대학 학우가 아니었고, 딱 한 명 만난 남학우는 인터뷰를 거절했다. 쾌적한 학습환경과 현대적 시설의 활용빈도가 낮아보였다.
다음 목적지인 인천지역대학은 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야 한다. 수원역으로 되돌아가 11번 버스를 타고 안산으로 갔다. 초지시장에서 내려 잠시 구경했다. 이곳은 5일장으로 원래는 안산시민시장이라 부른다.

오이도행 버스를 타고 오이도역에서 갈아탄 뒤 마린월드 정거장에서 내렸다. 이곳은 월곶종합어시장이 유명하다. 물이 빠져나간 바다 이곳저곳을 사진으로 찍다가 21-1번 버스를 탔다. 인천터미널에서 41번으로 갈아탄 뒤 인천시청후문에서 내려 도보로 인천지역대학에 갔다.


인천지역대학은 모퉁이에 세워져 주위 고층 건물들 속에서도 눈에 잘 띄었다. 북카페 등 건물 안의 시설 환경도 쾌적했다. 1층에 있는 학생회실에서 인천지역총학생회 임원과 잠시 대화를 나누고 다음 목적지인 서울지역대학으로 향했다. 인천에서 서울로 바로 가는 시내버스는 없으니 주안역에서 780번 버스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먼저 간다.  



   

▲ 광화문 광장

 
  
일상으로 복귀하기에 앞서

종로3가에 거의 다 와서 새로 개방한 광화문 광장이 보였다. 잠시 내려 무더운 늦저녁 속에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평화로워 보이는 시민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마지막 목적지 서울지역대학은 종로3가, 건대입구역에서 버스를 갈아타며 뚝섬역 바로 옆에 높다란 건물이다.
2박3일 간의 시내버스여행을 마치고 드디어 돌아가는 순간이 왔다. 강행군의 일정이었지만 그래도 피곤하진 않았다. 일이 아닌 방송대 사람들을 찾아 떠난 여행이었기 때문인 듯하다. 그물망처럼 촘촘히 연결된 시내버스 노선에서 우리대학 학우들의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발견했다면 과언일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도 그 추억에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 중부권역 일주 경로


서울고속터미널(유성행/120분/8800원)-유성터미널(택시/15분/4000원)-대전ㆍ충남지역대학(107번/30분/1400원)-
동학사(107번/10분/1000원)-박정자삼거리(5번/25분/1100원)-중동사거리(도보/10분)-공주시학습관(도보/10분)-중동사거리(6번/50분/1100원)-정산터미널(청양행/30분/1700원)-청양터미널(홍성행/50분/2400원)-홍성터미널(홍성시내행/15분/1000원)-하이마트앞(도보/20분)-홍성군학습관(도보/20분)-하이마트앞(수덕사행/40분/2200원)-수덕사(덕산행/20분/1000원)-충의사(해미행/15분/1500원)-해미터미널(서산행/30분/1100원)-서산터미널(운산행/30분/1100원)-운산면사무소(당진행/30분/1500원)-당진터미널(45번/60분/1000원)-합덕터미널(신례원행/25분/1000원)-신례원터미널(순천향행/25분/1000원)-순천향병원입구(100번/40분/1000원)-천안터미널(14번/20분/1100원)-두정고(도보/10분)-천안시학습관(도보/10분)-두정고(3번/20분/1100원)-천안역(100번/30분/1100원)-성환터미널(130번/20분/1100원)-평택터미널(2번/20분/1100원)-하북삼거리(301번/20분/1300원)-수원역(32번/15분/1100원)-수영4거리(도보/15분)-경기지역대학(도보/20분)-수영4거리(32번/15분/1100원)-수원역(11번/60분/1400원)-초지시장(30-2번/30분/1200원)-오이도역(1번/15분/1000원)-마린월드(21-1번/45분/1000원)-인천터미널(41번/15분/1000원)-인천시청후문(도보/15분)-인천지역대학(도보/15분)-인천시청후문(41번/20분/1000원)-주안역(780번/80분/1800원)-김포공항(601번/55분/1000원)-광화문(0212번/15분/1000원)-종로3가(721번/30분/1000원)-건대입구역(2224번/15분/1000원)-뚝섬역(도보/1분)-서울지역대학 버스에서 보낸 시간 : 21시간 (환승대기 및 도보 제외)

총 교통비 : 5만5천300원 

 


나윤빈 기자: scv@knou.ac.kr

2009년 8월 17일에 학보사에 실린 내용
http://news.kno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