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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터 취재] 방송대 공부란? '맑음' 그 한 단어다.

한알맹 2019. 5. 8. 09:55

 

진달래, 개나리는 지고 온통 연둣빛 여린 잎새들, 영산홍이 지천입니다. 죽은 듯 얼어있던 흙덩이를 비집고 돌 틈새일지라도 작고 여린 생명을 싹 틔울 공간이라면 어디든 노란 민들레꽃들도 얼굴을 내밉니다. 우리 앞에 핀 봄꽃들을 보니 김종해 시인의 시처럼 꽃들은 말하는 듯합니다.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튀긴 좁쌀을 붙여놓은 것 같다하여 이름 지은 조팝나무. 한 살배기 어린 아가의 이처럼 쬐끄맣고 귀여운 조팝나무의 하얀 꽃잎들이 활짝 피어 있는 꽃길을 따라 걷고 싶은 4월의 끝자락 목동 캠퍼스에서 사회복지학과 출석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사회복지학과에 편입한 이후 첫 출석수업이자 처음 온라인 리포터로 취재를 맡은 오늘, 목동 캠퍼스를 찾아가는 1시간 반 동안 가슴이 설렜습니다. 어떻게 하면 목동 캠퍼스를 예쁘게 카메라에 담을지, 교수님들을 어떤 각도에서 찍어야 교수님과 학우들이 어우러진 멋진 장면이 연출될 지...등등을 고민했습니다. 

 

첫강, 302호 강의실. 최미영 교수님의 '사회복지 프로그램 개발과 평가' 수업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온라인상에서의 모습처럼 커다란 눈망울에 명확한 발음, 핵심을 잘 짚어주시면서 어떻게 프로그램 제안서를 잘 만들 수 있는지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이미 첫강부터 강의실은 향학열로 가득하고 교수님의 한 단어조차 흘려보낼 수 없어 모두 집중하는 분위기였습니다.이번 오프라인 수업은 강의 세 시간을 듣고, 이튿날 이어지는 수업 때까지 개별과제로 사회복지 프로그램 제안서를 제출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조별 토론을 통해 조별 프로그램 제안서를 작성하고, 이후 조별 발표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는데 같은 조원들 간에 진지한 토론을 거쳐 초안을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프러포절이 완성되었습니다. 낯빛을 자주 마주할 수 없기 때문에 교수님은 얼굴과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라고 하시며, 서로를 알아가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또한 이번 기회를 통해 사회복지사로서 관계를 지속하는 게 좋다는 조언도 해주셨습니다. 

 

총 7조가 발표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사회복지 프로그램 제안서를 경험하게 되고 다른 조의 프로그램들을 공감하며 개선할 점도 알아갔습니다. 아까울세라 숨막히게 달려온 이틀간의 프로그램 개발과 평가 수업은 실로 성공적이었다고 교수님도 만족스러우신 듯 학우들을 향해 행복합니다하시며 칭찬하십니다.

오후에는 학과장 류범상 교수님의 <사회복지개론>이 이어졌습니다. 규모도 큰 701호에서 4개의 반이 수업을 하는데 대강당을 꽉 채울 듯한 강력한 강의가 진행됐습니다. 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진행되는 긴 시간인데 혹여 일방적인 강의로 치닫지 않도록 교수님은 학우들을 수업의 내용 속으로 강력하게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어느 방송의 토론자의 발언을 들려주시며 ‘잔여적 복지와 제도적 복지’에 대한 강의 후 왜 우리가, 우리 사회가 잔여적(선별적) 복지에 신경을 쓰면서도 제도적 복지에는 취약한지, 잔여적 복지를 반대할 학문적, 정서적, 논리적 근거를 갖고 타당성있게 비판해 보자시며 십여 명도 넘는 학우들에게 마이크를 직접 주며 견해를 발표하게 하셨습니다. 

 

열띤 토론의 과정과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수동적인 학습자가 아닌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학습자로 변해가는 과정 속에 저는 눈가에 눈물이 맺힐 정도로 감동을 받았습니다. 나는, 우리는 복지제도에 대해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여야 할지’를 강요당하며 살아왔구나하는 회한과 함께 대한민국 이 땅에서 풀어내야만 하는 진정한 복지의 범위와 철학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바로 그 물꼬를 트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수업을 통해 봄과 같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봄과 같은 사람이란 아마도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량한 사람, 온유한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창조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일 것이라 한 이해인 시인처럼 봄과 같은 사람들을 만난 이틀의 시간이었습니다. 박노해 시인 역시 ‘아이 울음소리 나지 않는 마을은 인류의 멸종을 향해 가는 길이듯 벌들이 찾아오지 않는 봄은 불임의 침묵으로 종말을 향해가는 봄이라’ 했습니다.  

 

작은 날개로 부지런히 꽃술에 꽃가루를 나르는 생명의 배달부 같은 교수님들의 맛깔스런 강의, 끝없이 소통하고 눈빛을 마주한 시간들이 만남이 없이 온라인 수업으로 이루어진다고 오해하는 방송대 학교생활을 더욱 활기차게 한 시간이었습니다.   

다나카 슌타로의 시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억눌리고 소외되고 인간다운 삶의 사각지대에서 웅크리고 앉아 아파하는 이들에게 진정한 복지가 실현되는 나라, 꿈꾸는 것들이 진정 소망으로 꽃피우길 바라는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실현하는 모든 일들은 바로 이 한 단어로 정리된다 말하고 싶습니다. ‘맑음’이라고.    


(전략)해설피 긴- 기지개를 펴고 잠든 아가도 
맑음 
기다랗게 줄 서서 물결치는 나무들 역시 
맑음 
맞은 편 가로수에서 불어온 따스한 그리움도 
맑음....(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