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 학우님들은 매체강의, 어떻게 수강하고 계신가요? 여러분들의 매체강의 학습사례를 알아보기위해 러닝팁스에서 2017년 베스트 학습사례 공모전을 실시하였는데요!
방송대 학우분들 직접 들려주는 '2017년 내가 수강한 최고의 강의'! 다른 방송대 학우 분들의 수업 참여 방법을 보며, 나만의 매체강의 수강전략을 만들어 볼까요?
오늘은 '베스트 학습사례 3탄', 방송대 법학과 정혜란 학우님의 '법철학' 학습사례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l 법의 정신과 인간다운 삶을 성찰하는 기회
우리의 일상생활은 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사실, 알고계신가요? 출근길만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교통안전법」에 따라 안전하게 운전하고, 커피 한 잔을 사면서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국가에 세금을 납부하며, 「근로기준법」에 따라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 ‘월급날’을 떠올리며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세부적인 법조문에 치우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법의 명령을 집행하고 준수하는 꼭두각시가 되어 버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 법을 지켜야 하는가? 왜 이것이 법인가? 왜 법과 도덕은 다른가?
이렇게 법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하여 질문을 던져 법의 정신과 인간다운 삶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하는 것을 학습하는 과목이 바로 <법철학>입니다.
이 강의는 이상영 교수님과 김도균 교수님이 법철학의 주요 주제를 중심으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문학, 역사, 주요 판례에 대한 짤막한 영상을 통하여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고 교수님 두 분의 대화와 논증을 통하여 법철학의 흐름을 알기 쉽고 일목요연하게 이해하고 사례와 관련된 쟁점의 요지를 파악하며 일상생활에 비추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죠!
l 최고의 강의로 선정한 이유
첫째, 토크 콘서트를 통해 거리를 좁힐 수 있습니다.
통상 대학의 강의는 교수님의 설명을 학습자가 듣고 필기하며 외우는 것으로 교수-학습방법이 이루어집니다. 교수님이 개념을 쉽게 풀이해준다고 해도 학습자가 강의를 듣기만 해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죠.
그런데 이 강의는 일제식 강의에서 벗어나 교수님 두 분의 토크 콘서트의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법이 법이기 위한 요건, 법의 규범력, 법실증주의와 자연법론, 법과 도덕의 관계, 자유론, 정의와 같이 법철학의 핵심 주제에 관하여 일상 언어를 통해 대화를 진행하기 때문에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종래의 강의에 비하여 신선하지만 대중매체에서 여러 번 접해 본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학습자는 강의를 듣는다는 부담 없이 토크 콘서트의 청중으로서 마음을 열고 법철학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이죠.
둘째, 난해한 말을 일상의 언어로 풀이합니다.
법을 비롯하여 학문을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은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여 말하곤 합니다. 인문학과 철학의 현학적인 용어들, 수학과 과학의 공식 등. 학문적인 용어를 사용하면 간편하고 정확하게 기본 원리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용어를 이해하고 올바른 활용법을 익히는 것은 방송대학교 학습자로서 넘어야 할 첫 번째 도전이자, 너무나도 생소하기 때문에 부딪치는 난관인데요. <법철학> 강의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상 언어를 매체로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법철학의 주요 개념과 용어를 전달하되 일상 언어를 통하여 묻고 답하기 때문에 학습자로서는 학문적인 용어라는 벽을 벽으로 느끼지 못할 정도로 학문적 용어를 용이하게 습득할 수 있죠.
흔히들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명하는 것은 쉽지만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고 하는데, 학문의 요체를 진정 이해해야 쉬운 말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상 언어로 <법철학>과 같이 어려운 과목을 알기 쉽게 탐험할 수 있도록 토크 콘서트에 초대해 준 이상영, 김도균 교수님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셋째, “내가 …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생각할 법한 사례를 제시해줍니다.
<법철학> 강의는 주요 판례, 역사, 문학 속에서 여러 가지 쟁점을 탐구하고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 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는 ‘유병진 판사의 고민’이었는데요. 한국전쟁 당시 대통령 긴급명령으로 「비상사태하범죄처벌에관한특별조치령」(1950.6.25. 대통령 긴급명령 제1호: 이하 ‘특조령’)이 내려졌습니다. 이는 전시 중대 및 일반 범죄에 대하여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처한다는 내용을 담은, 한국 현대사에서 만들어진 법령 중 가장 엄중한 형벌을 규정한 법령이었죠.
전쟁으로 집주인이 오랫동안 피난한 빈집에서 고추장을 훔친 사람에게 ‘특조령’을 적용하면 최고 사형까지도 선고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이라면 ‘특조령’을 법이라 한다 해도 최소한의 인권도 보장하지 않는 법이기에 코웃음을 치겠지만 살벌한 전시에 발했던 법령이었어요. 내가 유병진 판사라면 시민이 억울하게 처벌받는 현실에 눈을 감고 기계적으로 법을 적용할 것인가? 법다운 법이 아님을 주장하며 판사의 직을 과감히 내려놓을 것인가? 내 마음속 저울이 후자로 기우는 가운데 유병진 판사의 용기 있는 선택에 가슴을 쳤습니다.
유병진 판사는 법을 충실히 준수할 대상으로 보면서도 법이 맹목적인 추종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따라서 판사의 양심을 적용하여 정당한 법이라면 법조문에 앞서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진다.” 라는 헌법 10조의 정신을 살려 무죄를 선고했던 것이죠.
넷째,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줍니다.
앞서 언급한 유병진 판사의 선택은 실정법률의 조문에 얽매일 것(법률의 지배)이 아니라 헌법이 추구하는 바, 사람다운 삶이 지향하는 바를 우선 생각하라(헌법의 지배)고 외치고 있죠. 이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도 적용될 것입니다. 샤일록은 다른 사람을 해치기 위한 목적으로 안토니오가 돈을 갚지 않는다면 살 1파운드를 내주어야 한다는 계약을 맺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지혜롭게도 변호인과 판사가 피 한 방울 떨어뜨리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을 이행하도록 하지만, 굳이 법정에서 해결하는 수고를 덜고 폐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우리 시대의 수많은 샤일록 또한 유병진 판사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순수하게 채무를 상환받기 위해서라면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현재 뉴스를 장식하는 악덕 추심과 협박, 신체포기각서를 강요하는 대신 채무를 갚을 수 있도록 생업 활동을 보장하고 채무자와 채권자 사이에 신뢰를 쌓는 것이 먼저일 것입니다. 어디 샤일록뿐이겠나요? 법정 밖의 평범한 시민들에게도 유병진 판사의 선택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하여 깊은 울림을 줄 겁니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카운터에서 사람은 서서 계산을 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계산원들의 보다 편리하고 건강한 작업환경을 위하여 계산대에 의자가 속속 설치되고 있죠. 법의 눈으로 세상을 보니 인간답게 사는 삶이 무엇인지 보다 깊게 깨닫게 됐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갈망이 커질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ㅣ 나의 법철학 공부 방법
매주 요일과 시간, 장소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규칙적으로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만 준비하면 되는데요. 강의 곳곳에 배치된 사례들은 법철학의 주요 쟁점과 원리를 이해하고 내 삶의 지형을 풍부하게 하는 매우 고마운 양념입니다. 따라서 사례 동영상을 시청한 후 ‘나라면 어떻게 할지’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잠시 멈추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그래야 나의 생각과 법철학 역사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교수님의 일상 언어를 통해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의 중에는 핵심 개념을 잊지 않도록 간략하게 메모했으며, 이것은 동영상 강의의 캡션에도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습니다.
강의를 수강한 다음 교재를 찬찬히 읽어 보았습니다. 강의 내용을 풍부하게 전달하고 있고 특히 법실증주의, 자연법론의 여러 사상가들의 생각을 자세하게 서술했기 때문에 법철학 뿐만 아니라 법사상사의 흐름을 알 수 있어 매우 유익했죠. 교재를 읽을 때 모두 밑줄을 긋지 않고 핵심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주요 개념이 뜻하는 바와 해당되는 사례에 밑줄을 그었습니다.
강의 속 판례, 역사, 문학적인 사례뿐만 아니라 교재의 매 장 마무리에 ‘함께 생각하기’가 제시되어 있는데요. 함께 생각하기의 질문에 대하여 나만의 답을 만들어 보고 인내심과 열린 마음을 가진 친지와 함께 토론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일상생활에서 헌법이 말하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하여야 하는가를 늘 생각하고 ‘실천 이성’에 따라 행동하려고 노력하게 된 것이 <법철학> 강의가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험을 대비해서는 2주 전부터 교재를 숙독하며 법철학의 핵심 개념을 교재에 제시되어 있는 판례, 사상가의 저서 중 인용구와 관련하여 정리했습니다. 1주 전에 기출문제를 풀어 보면서 주요 개념을 되짚어 보고 시간 내에 풀이하는 연습을 했죠. 시험 직전에 기출문제 오답을 다시 살펴보아 문제 풀이의 맥을 찾았습니다. 저의 경우 출석대체시험과 기말시험을 보았는데 이런 방법이 두 가지 시험 모두 유용했어요. 고득점을 얻기 위해서라면 사상가의 주장과 발언 또한 염두에 두고 학습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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