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 사람들/방송대 동문 이야기

[한겨레 칼럼] 문화교양학과 백영경 교수

한알맹 2014. 2. 7. 10:45

 

 

[야! 한국사회] "4대악 보험" 유감

 

 

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등 4대 사회악 척결이

현 정부의 핵심공약이다 보니 관련 소식이 끊이질 않는다.

 

4대악 피해의 대상이 되기 쉬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국가가 보험료를 부담하는가 하면, 일반인들이 가입 가능한 상품도 다로 내놓는단다.

 

어느 보험이든 모든 불운을 막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피해를 돌이킬 수 있는 것도

아니겠지만, 4대악 보험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우선 그 피해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4대악의 경우, 피해의 범위와 대상을 정의하기도 쉽지 않지만

일상이 무너지고 자신이 알던 세계가 해체되는 피해를 양적으로 측정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더구나 가정폭력의 책임이나 성폭력 유무를 입증하는 것 자체가 법정에서조차 어려운 현실이다.

 

폭력 문제들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게 된데는

폭력이 발생하는 사회관계의 불평등에 눈을 감아왔던 탓이 크다.

 

사회가 가해자에게는 관대하다가도 피해자에게는 오히려 당할만해서 당한 것은 아니냐며

책임을 묻는가 하면, 학교나 가정 혹은 일터에 깊이 자리한 권력의 문제는 그대로 두고

그저 약자의 입을 막아서 겉으로 질서와 평화를 유지하는 데 급급하다 보니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성폭력이나 학교폭력, 가정폭력은 이제 누구나 보험을 들어야 할 만큼

교통사고와 마찬가지로 피할 수 없는 흔한 사고임을

정부가 나서서 인정하자는 것인지 참담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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