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 사람들/방송대 동문 이야기

[방송대 사람들] 아빠, 엄마 그리고 두 딸이 함께 꾸는 꿈

한알맹 2012. 7. 30. 14:11

 우리가족은 방송대 12학번 동기!

 

 12학번 최연소 입학생인 조우영(15)양은 어린 나이에 대학 공부를 하지만 힘들거나 외롭지 않습니다. 바로 같은 대학, 같은 과에 동기생인 언니와 엄마 아빠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영양이 중학교 1학년이던 2010년 두 자매는 중학교를 그만 두었습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두 딸에게 아버지가 검정고시를 제안했습니다. 아버지는 “아이들이 교실에서 멍하니 앉아 있다 온다는 말을 듣고 ‘내가 가르쳐 보자’고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결심이 바로 방송대 입학으로 이어졌습니다. 
 

 사실 우영양의 아버지는 만선 신부전증으로 1999년부터 혈액 투석을 받고 있습니다. 투석을 받기 시작하면 10년쯤 살 수 있다고 하여 죽기 전에 두 딸들에게 삶의 목표와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 방법 중 첫 번째가 바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었습니다. 

 

 

 만선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아픈 몸으로 자신들을 위해 노력는 아빠의 모습 그리고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엄마는 3교대 업무로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함께 동영상 강의를 듣고 공부했습니다.  이런 모습이 두 딸에게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게 하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두 부모님의 노력을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투석을 받는 3~4시간 동안 빠지지 않고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며 두 자녀에게 공부에 흥미를 불어넣어 주기 위해 직접 몸 개그를 하며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쳤습니다. 어머니 또한 대학 졸업장이 있어 3학년으로 편입할 수 있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진도를 맞추려 재입학을 선택했습니다.

 

 처음에 우영양은 겁도 나고 불안감도 컸습니다. 하지만 곁을 지켜주는 언니와 엄마 아빠 덕분에 가족은 점점 화목해지고 더불어 공부하는 습관이 생기면서 두 자매는 빠르게 변했습니다. 지난 2011년 4월 중졸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같은 해 8월 고졸 검정고시까지 패스했습니다. 중학교 자퇴 10개월 만의 일이라고 합니다.


 막내딸까지 대학생이 된 조현제 학우의 가족은 이제 함께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대학 생활계획표를 거실에 붙여놓고 함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언니 원희양은 법원 행정직 공무원, 동생 우영양은 경찰 공무원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이 꿈이 이루어져도 법학과 네 가족은 끊임 없이 공부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법학과 네 가족의 모습을 보면 가족의 소중함과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불안하고 걱정 많은 길이지만 함께 나아가기 때문에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성취했을 때의 기쁨은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비록 이 가족처럼 같은 학교에 다니지는 않지만, 오늘 밤은 서로 다른 위치에 있지만 노력하고 있는 가족에게 힘이 되고 용기가 되는 말 한마디씩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진설명 - 아빠 엄마, 두 딸이 동기 동창이 됐다.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12학번이 되는 원희양, 우영양, 아빠 조현제씨, 엄마 강명순씨(왼쪽부터)가 그동안 공부했떤 영어 단어장을 펴놓고 활짝 웃고 있다.)

 

조선일보 2012년 03월 02일 금요일 A11면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