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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통신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심지영 교수 추천 도서, 「검은 피부, 하얀 가면」

한알맹 2018. 4. 20. 14:42



고운 햇살과 바람이 몸과 마음을 들썩이게 만드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봄철에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이 그 어느 계절보다 많대요. 큰 일교차와 갑작스런 일조량의 변화가 인체의 수면과 기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요. 


만약 요즘 스트레스와 우울감에 시달린다면, 책 한 권을 가까이 하세요. 영국의 한 대학 실험결과에 따르면, 단 6분의 독서가 심장박동을 낮추고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켜 스트레스 수치를 약 68%까지 떨어뜨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책을 읽을자 고민이 되신다고요? 그렇다면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님이 추천하는 「나를 바꾼 한 권의 책」을 추천 드립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는 방송대의 책 읽는 분위기 확산을 위하여 방송대 교수님이 추천하는 책을 한 권씩 소개하는 ‘나를 바꾼 한 권의 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번 4월에는 불어불문학과 심지영 교수님이 추천하는 「검은 피부, 하얀 가면」 입니다!



[제 1차 북멘토]

심지영 (방송대 불어불문학과 교수)


[추천도서]



검은 피부, 하얀 가면

- 저자 및 역자 : 프란츠 파농 저 ; 노서경 역

- 출판사 : 문학동네

- 출판년도 : 2014







[서평]

이 책은 카리브해 안틸레스 제도의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섬에서 흑인 혼혈로 태어난 프란츠 파농이 1952년에 출간한 책으로, 60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논의되는 포스트 식민주의의 대표적인 저작이다이 책을 집필할 당시, 파농은 프랑스 본토에 유학 중인 25세의 흑인 젊은이였다. 식민지의 우수한 학생이었던 파농은 대학입학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1947년 리옹 의과대학에 입학하여 정신의학과 정신분석학, 철학과 문학, 인류학 등을 폭넓게 공부했으며, 의대를 마칠 무렵 학위논문을 염두에 두고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을 집필했다. 파농이 애초에 생각한 제목은 흑인의 탈 소외에 관한 시론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논문 심사를 거부당한 뒤, 원고를 쇠유Seuil 출판사로 보내고 결국 1952년 책으로 출간된다정신과 의사가 되고자 했던 파농은 이 책에서, 당시의 정신분석학 이론들을 동원해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이 갖고 있는 심리를 분석한다. 이렇게 인종문제를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으로 다룬 것은 파농이 최초였다. 그는 흑인들이 갖고 있는 열등감, 콤플렉스, 공포 등을 논의하면서, 식민지인의 종속 콤플렉스가 어떻게 형성되고 작용하는지를 밝힌다. 예를 들어, 파리의 발음과는 다른 어눌한 프랑스어 발음이 식민지 흑인들의 열등감을 만들어내는 검둥이의 징표라고 분석하고, 신분상승을 위해 백인과 결혼하고 싶어 하는 흑인들의 심리를 파헤치는 등, 피지배자들이 갖고 있는 열등감에 대해 날카로운 현실인식을 보여준다. 파농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흑인됨을 발견하고 소외되는 흑인들이 흑인성을 인정해야 하며, 스스로에게도 소외된 주체들이 어떻게 소외를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의한다.이처럼 이 책은 백인 문명 아래서 성장한 흑인이 흑인의 시각으로 철저한 자기성찰과 비판을 통해 써나간 최초의 인종주의 심리학 저서이다. 오늘날 이 책은 흑백 인종문제의 틀을 넘어 내재화된 식민성의 극복이라는 화두를 안겨주며, 하얀 가면을 벗고 자신과 마주해야 하는, 스스로에게 소외된 많은 주체들에 대해 성찰할 수 있게 해준다.  

 

[추천사유] 

이 책은 두 가지 이유에서 추천하고자 한다.  첫째로, 이 책은 식민주의에 대한 최초의 심리학적 분석으로서, 백인 문명 아래서 성장한 흑인의 시각을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저서이다. 다문화가 공존하고 세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날에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는 성찰의 대상을 제시해준다.     

둘째로, 이 책은 프랑스의 역사, 나아가 프랑스어권의 사회와 역사를 이해하게 해 준다. 파농이 태어난 서인도제도의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섬을 비롯해, 프랑스의 해외영토를 비롯한 옛 프랑스 식민지가 갖고 있는 문제를 엿 볼 수 있게 해 준다. 

 


방송대 중앙도서관에 오시면 「검은 피부, 하얀 가면」 책은 물론, 교수님께서 이 책을 접한 시점과 책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노하우 등 상세한 내용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더욱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방송대 중앙도서관 홈페이지를 확인해 주세요~!